[경기=뉴스헤드라인신문]권오헌 기자 = 우리 아이가 길 건너에 있는 중학교를 두고도 6km나 떨어진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아마 대한민국의 학부모라면 상상조차도 해 본적이 없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안산에서는 이런 말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말이다.

안산에는 그랑시아 자이라는 7,628세대라는 메머드급의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2020년 2월 1차 입주 예정을 앞두고 있는 안산그랑시아자이는 세대당 3명만 입주한다고 해도 2만2천여명, 4명이 입주한다면 약3만여명의 대규모 인구이동이 예상되는 말 그대로 신도시급 단지분양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인근 단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이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분양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중학교의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시작되었고 이를 늦게 인지한 안산시는 웃돈을 줘가면서 중학교부지를 확보하여 2021년 중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기존 원주민들의 책임으로 떠 안기고 있다.

중학교배정에 있어 원칙으로 적용되는 부분은 현 거주지를 중심으로 한 근거리 배정에 대한 원칙을 진행된다. 하지만 안산시교육청에서는 입주도 하지 않고 주소지도 옮겨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랑시아 입주예정자를 본 배정에 포함시켜 배정하는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각 초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배정대상자명단과 이에 대한 정보사항을 해당 교육청에 보고하고 해당 교육청에서는 11월 이를 취합하여 1월 최종 배정 사항을 통보하게 된다.

하지만 그랑시아자이에 입주예정자는 아직 입주가 되지 않은 상태, 일반적으로는 이런 경우 본 배정에서 배정을 진행하지 않고 해당 인원에 대해서는 재배정신청을 받아 진행하게 된다. 또는 전학이라는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

안산시교육청에서 중학교배정에 대하여 총괄하고 있는 안산시교육청 경영지원과장은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하지않을 경우 타 학교로 전학을 가겠다는 각서를 받고 진행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근 지역의 해양초등학교와 청석초등학교의 6학년학생수는 약 200명, 해양중학교의 현재 1학년 학생수는 221명이다. 주소지를 기준으로 한 근거리배정의 원칙으로 한다면 이 아이들은 1지망으로 해양중학교로 할 경우 모두 해양중학교로 배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2020년 2월에 입주예정인 그랑시아자이로 1차 입주하는 인원이 예상되지 않지만 만약 그 수를 초과하게 된다면 이 아이들은 멀리 6km나 떨어진 본오중학교로 배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어떤 혜택이나 집단이기주의적인 모습이 아닌 원칙대로 진행해 주기를 요청하고 있지만 안산시교육청은 해양중학교가 학급 수를 늘린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해양중학교에서 학급을 늘리지 않기 때문에 진행될 수 없다는 괘변만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2020년 2월입주예정인 김포고촌지역, 2020년 3월에 입주예정인 수지동천지역 등 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 내 김포교육청과 용인교육청 경영지원과 담당주무관에게 문의를 해보니 물론 원칙대로 본 배정에는 불가능하고 재배정신청을 하거나 전학을 해야한다는 답변을 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김모 주무관은 각서라는 말 자체가 효용가치가 없는 것이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며 이는 위장전입을 종용하거나 위장전입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 한다.

교육부의 조모주무관 역시 경기도교육청과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다만 학교 배정에 대한 문제는 각 관할교육청의 관할 사항이라 강제로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각서라는 자체는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해양중학교는 최초 개교 당시 32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학생 수의 감소로 현재 21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교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 그리고 설립된 학교의 학급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21학급보다 11개 학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학생수의 감소로 학급 수를 줄였으니 학생수가 늘어나면 학급 수를 늘려야 되는 것은 당연한 원리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아보인다.

그렇다면 안산시교육청에서는 왜 이런 원칙을 무시한 배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안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안산시교육청은 분양계획이 있는 경우 항상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어왔고 그 관례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관례가 우선일까? 아니면 원칙이 우선일까?

안산시교육청에서는 "시청의 잘못으로 인하여 최초 허가 당시 학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뒤늦게 확보하면서 개교가 늦어진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청과 교육청의 잘못을 현재 6학년 아이들에게 그 책임을 모두 떠안기는 것으로 밖에 이해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원칙을 무시하는 행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따른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해당 지역의 학부모가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안산시교육청에서는 해양중학교에 4~5학급을 더 늘리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해양중학교 학부모대표를 통해 전했다.

하지만 해양중학교 학부모대표는 이에 대한 당사자가 아니다. 이에 대하여 문제가 되고 있고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인근 해양초등학교와 청석초등학교에 재학중인 6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하지만 이들과의 논의는 전혀 없이, 또 이들의 원칙에 의한 배정이라는 것은 모두 무시하고 해당 당사자도 아닌 해양중학교의 학부모들과의 협의를 통해 통보하고 있다.

해양중학교에 4~5학급을 증설하겠다는 내용 또한 본배정에 새로 입주할 그랑시아자이의 1차입주예정자들을 본배정에 포함시킨다는 내용으로 그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학부모 이 모씨는 “예전에 이사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친구들과 떨어지기 싫어하고 같은 학교에서 놀고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이사계획을 접었다. 이 곳의 아이들은 많게는 13년동안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치면서 가족처럼 지내 온 친구들이다. 교우관계를 중요시 하는 학교에서 강제로 아이들을 떨어지게 만드는 교육행정과 강제성도 없고 아무런 효용가치도 없는 각서를 운운하며 원칙에서도 벗어난 배정계획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그랑시아자이가 생길 때 애초 중학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시청과 교육청의 잘못 아닌가? 그럼에도 그 피해를 왜 우리 아이들이 책임져야 되는가?”라고 피력했다.

이어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원칙을 벗어난 예외는 없다. 교육청에서는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중학교배정에 있어서 원칙을 벗어나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고 학교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청에서 해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5년전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미안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바로 안산에 있는 단원고등학교의 아이들에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안산에서는 또 다시 어른들의 잘못을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그 아이들이 피해를 보도록 만들고 있는 사태가 만들어 지고 있다. 그것도 당연한 듯이 말이다.

당신의 아이들이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중학교를 배정받지 못하고 6km나 떨어진 학교를 다녀야 된다면 과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은 현재 안산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권오헌 기자  nsb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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