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사진)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주택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로또 분양' 아닌 '기본주택'으로 공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내세우는 '기본주택'은 소득이나 자산 등으로 입주 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무주택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장기 거주토록 하는 임대주택이다.

토지임대부 환매조건 공공분양주택도 기본주택에 포함된다.

정부가 발표한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입지는 고양 창릉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부천 대장, 광명 시흥으로, 공급될 주택은 총 22만6000가구다.

이 지사 주장대로면 이 물량이 대부분 이른바 '기본주택'으로 공급된다. 정부는 이 지역에 35% 이상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인데, 임대 물량이 거의 100%가 되는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녀노소 없이 아파트 청약을 위해 전국을 떠도는 국민 로또청약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기 광풍으로 집값이 올라, 그린벨트를 수용해 지은 원가 3억원대 아파트를 분양가 상한제로 5억원대에 분양하면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며 "당첨만 되면 평생 못 벌 분양차익을 얻으니 복부인 전유물이던 부동산투기가 전 국민의 일상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주거용 아니어도 집 사 모으는데 드는 돈을 얼마든지 금융기관이 빌려주니 주택은 부자들의 투기수단이 되어 주택시장은 투기장이 되었다"며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다. 중산층까지 누구나 평생 저렴한 임대료로 마음 편히 살 좋은 위치 고품질 임대아파트(평생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님 말씀에 주택 정책의 답이 다 들어 있다"고 했다.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모습 )

이 지사는 해법으로 "투기가 의미 없도록 조세로 불소소득을 철저히 환수하고 비주거용 주택 구입에 금융혜택을 제한해야 한다"며 "공공택지상 아파트는 로또 분양해 투기수단으로 내 줄 것이 아니라, 공공이 보유하되 국민들이 평생 편히 살도록 기본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주택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로또분양 아닌 기본주택으로 공급되어야 한다"며 "용적률과 금융제도 개선, 공공주택매입공사 운영 허용 등 약간의 제도만 고치면 재정부담 거의 없이 무주택자에게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25일 경기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청사 앞에 '경기도 기본주택 홍보관'을 열었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며 이 지사가 추진하는 기본주택 개념을 홍보하기 위한 시설이다. 전용면적 44㎡·85㎡형 견본주택이 마련됐고, 26㎡·59㎡·74㎡형 주택은 실물 모형과 가상현실(VR) 영상을 준비했다.

(경기도시주택공사(GH)가 경기 수원 광교 신청사에 개관한 기본주택 홍보관을 찾은 방문객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3기 신도시 지역 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중앙 부처와 협의 중이다.

그런데 이 지사가 100%로 하자는 주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올해 하반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지사의 제안으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동희 기자  news128@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헤드라인TV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