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이 현대화 제사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내 유교의 중앙본부 역할을 하는 성균관은 일반 가정에서 모시는 제사 음식을 대폭 간소화하라고 제언했다.

제사상은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도 되며 제사 음식도 대폭 간소화했다.

제사 준비는 여성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게 좋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2일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기제(조상의 사망일에 지내는 제사)의 경우 과일 3종과 밥·국·술에 떡, 나물, 나박김치, 젓갈(식해), 식혜, 포, 탕, 간장 등을 곁들이는 것을 예시로 내놓았다.

묘제(무덤 앞에서 지내는 제사) 진설로는 술, 떡, 포, 적(생선이나 고기 따위를 양념하여 대꼬챙이에 꿰어 불에 굽거나 지진 음식), 과일, 간장을 올린 더 간략한 모델을 보여줬다.

성균관은 가정의 문화, 지역의 특성, 형식, 형편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제사의 핵심은 사랑과 공경으로 정성을 다함에 있기 때문에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묻고 화합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며 "제사상은 간단한 반상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더 올리거나 생일상처럼 차려도 좋다"고 말했다.

제사 시간은 "돌아가신 날의 첫 새벽(오후 11시∼오전 1시)에 지내야 하지만, 가족과 합의해 돌아가신 날의 초저녁(오후 6∼8시)에 지내도 좋다"고 선택지를 부여했다.

특히, 여성이나 며느리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제사음식 준비에 관해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성균관은 이번 권고가 일반 가정을 위한 것이며 유림의 제사와는 구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통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결과다.

앞서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제사를 지낼 의향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