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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키우다 거지되겠어요”…한국처럼 ‘무자식 상팔자’ 외치는 베트남!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졸업식 행사를 하고 있는 베트남 대학생들. <게티이미지뱅크>

인구 1억명이 넘은 베트남을 흔히 ‘젊은 나라’라고 부르지만 베트남 내부 사정은 좀 다르다.

벌써부터 인구 감소 시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국 최고의 인구학자로 불리며 ‘베트남의 정해진 미래’를 출간한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베트남 인구 정책의 목표는 한국처럼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인구 정책 만큼은 베트남이 한국보다 한수 위”라고 주장한.

그의 얘기대로 베트남은 벌써부터 베트남의 인구 구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얼마 전 베트남 보건부는 베트남 인구가 2044년까지 1억700만 명으로 증가한 뒤 2100년에는 72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선제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베트남 역시 초고령화 시대에 곧 접어든다는 것이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을 돌파했지만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령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베트남 60세 인구는 2010년 대비 2050년에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출산율은 2020년 1.96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호치민, 하노이를 비롯한 대도시 출산율은 이미 급격히 하락한지 오래다.

호치민시 연구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출산율은 1.3명대에 불과하다.

베트남은 종종 프랑스와 인구구조를 비교하는데, 프랑스가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7~14%)에서 ‘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14~21%)로 넘어가는 데 115년이 걸린 반면 베트남은 불과 19년 만에 이 과정을 거쳤다.

베트남은 빠른 시간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린 한국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압축적 성장을 거친 한국이 어떤 경로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저출산 국가로 접어들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미리부터 이런 싹을 잘라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 인구법 초안 발표에 따르면 출산율이 낮은 지역에서 둘째 아이를 가지는 경우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자녀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베트남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호치민의 경우 ▲두자녀 갖기 등 캠페인 강화 ▲혼전 생식건강 예방·치료 ▲복지부문 통합서비스 개발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 국민 역시 한국처럼 정부의 노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저출산은 너무 자연스러운 것’, ‘정부가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등의 조롱 섞인 글을 올리며 아이 갖기를 거부하는 움직임조차 보이고 있다.(베트남 달랏 지역 초등학교에서 뛰노는 초등학생. <게티이미지뱅크>)

이미 베트남 젊은 계층 사이에서는 ‘아이를 가지는 게 부담’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 댓글 보면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아이를 갖기 위해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인구의 양보다 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구가 많고 인프라가 이를 충족할 수 없으면 고통만 받는다’, ‘그냥 줄이세요. 인구가 너무 많아요’ 등의 회의적인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역시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큽니다. ‘많은 자녀를 갖는 것은 많은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 ‘지금처럼 학비를 다 들여 학교에 갈 아이를 키우려면 한 아이면 충분하다’, ‘의료 교육 비용이 너무 높아서 누구도 감히 출산을 할 수 없다’ 등등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로 댓글창이 터져나갈 판이다.

‘급여는 낮지만 수업료는 1000가지 다른 이유로 꾸준히 증가한다. 아이를 돌볼 수 없는데 누가 감히 아이를 가지겠느냐’, ‘요즘 아이 키우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검진 가서 결제하고, 출산하고 결제하고, 예방접종 받으러 가서 결제하고, 아픈 아이는 줄 서서 결제하고 집에 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감히 출산도 못한다’ 등의 댓글을 보고 있으면 이게 베트남 얘기인지 한국 얘기인지 헷갈릴 정도다.

베트남은 교육비가 무료가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공립학교에 한해서는 거의 무료라고 보시면 맞을 것이다.

하지만 하노이, 호치민에서 대기업 다니며 맞벌이하는 젊은 부부들은 공립학교 대신 사립학교를 보낸다.

많게는 1년에 자녀 한 명당 1000만원 가까운 돈을 교육비로 내고 할부로 자동차 사서 끌고 다니면서 애들 학원 보내자면 주머니에 땡전 한 푼 남지 않는다고 그들은 호소한다.

한국과 같이 유교 사상을 물려받은 베트남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욕구가 한국 못지않게 크기 때문이다.

‘자녀 양육에 대한 압박감이 정말 크네요. 다자녀 가족에 대한 수당을 비롯해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쓴 한 베트남 부모의 글을 보면 한국 처럼 베트남도 뾰족한 수가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이동희 기자  news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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