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면시장에서 최고 브랜드를 자랑해온 대만 캉스푸(康師傅)가 새해 벽두 돌연 회사 청산을 결정했다.

3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캉스푸 지주회사인 딩신(頂新)그룹은 '대만 캉스푸 식품회사'가 전날 이사회를 열어 회사의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딩신은 불량식용유 파문이 불거진 이후로 캉스푸는 생산설비 수입 업무만 남기고 라면 생산 및 판매 등 실질적인 영업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청산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딩신그룹 청산인으로 지명된 류궈웨이(劉國維)는 "3일중 청산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채권인들은 공고일 다음날부터 3개월내에 증빙서류를 갖고 캉스푸에 채권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잉저우(魏應州) 4형제가 설립한 딩신그룹은 1989년 베이징에 식용유 제조회사를 차린 뒤 1992년 캉스푸 라면을 출시하며 지명도가 올라가자 중국과 대만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편의점, 패스트푸드체인, 부동산개발업에도 진출했다.

캉스푸는 라면과 생수를 주품목으로 매년 4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올렸으나 최근엔 중국 라면시장이 성숙해지고 생수시장 경쟁도 격렬해짐에 따라 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딩신 계열사가 2014년 대만에서 폐식용유 추출 기름을 식용유에 혼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뒤로 캉스푸는 더이상 라면을 생산 판매하지 못하게 됐고 대만내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이어 2015년 8월엔 캉스푸의 불량 식용유를 폭로하는 한 대만 여성 관광가이드의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버스 안에서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현재 대만에서 캉스푸가 불량 식용유를 라면 가공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캉스푸가 중국에서 사용한 불량 기름의 양은 대만의 56배에 달한다"고 폭로하는 내용의 동영상이었다.

중국증시에 상장된 캉스푸 주가가 폭락하며 큰 파문이 일자 캉스푸는 즉각 그동안의 기름 사용 명세를 공개하며 해당 가이드와 첫 영상 유포자를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고소했다.

회사 측이 "문제의 불량식용유는 대만지역의 라면 제조 등에만 사용됐고 중국으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확인했으나 한번 불거진 불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결국 회사 청산하기까이에 이르렀다.

류화정 기자  newshl@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헤드라인TV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