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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나경원의 리더십 실패가 부른 자유한국당의 참사,
강희용 (현)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구‘을’ 지역위원장

많은 언론들이 바른미래당의 향후 분란을 주로 주목하지만, 사실 이번 여야의 패스트트랙 합의 이면에는 자유한국당을 궁지로 몰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당연한 비판을 막기 위해 "20대 국회는 없다" "좌파독재"라는 최악의 망언을 내뱉는 것이리라.

야당의 원내대표, 그것도 제1야당의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과 타협, 그 산물인 '합의안'을 당내 의원총회에서 설득하고 관철하는 데서 빛난다.

특히 제1야당은 국정의 절반을 원하든 원하지 않던 책임지고 있고, 최소한 책임져야 한다는 기대치가 있는 자리다.

그렇기에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협상의 기술을, 자당에서는 설득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애당초 당내 기반이 전무한 상태였다. '김무성의 오른 팔 김학용만은 막자'는 친박계의 불가피한 선택을 받아 원내대표직에 선출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유한국당의 주류인 친박이 나경원 대표를 명실상부한 원내사령탑으로 인정하느냐는 완전 별개의 문제다.

국회는 나경원 원내대표 선출된 작년 12월 이후 5개월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2월 국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2000년 국회법 개정 이래 19년 만이었다고 한다.) 나 대표가 선출된 직후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선거구제 개편'을 덜컥(!) 합의했다.

엄밀히 말하면 3수만에 원내대표가 된 나경원 대표의 정치적 자살골이었던 셈이다. 결국, 나 대표는 여야의 반발 속에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당내 친박 주류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여야 간 합의는 매번 물거품이 되었다. 자유한국당이 강공 일변으로 나간 배경에는 나 대표가 선거구제 합의 번복 이후 그 어느 것도 당내에서 설득하거나 관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 대표의 묻지마 정쟁 태도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리더십의 부재". 작년 말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국회 출석 요구로 곤경에 처하고, 심재민, 김태우 특검 요구와 같은 실체 이상의 과잉 공세로 또 다시 곤경에 처했다.

정국을 주도할 '꺼리'라고 생각해 줄기차게 붙잡고 늘어졌지만, 결국 썩은 동아줄이었다. 툭하면 특검을 주장하다 툭검이라는 별칭도 얻고,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은 대부분 거부하는 발목잡기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러다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극우집단의 환호에 귀가 먹었고, 이제는 아예 반역사적 망언-반문특위가 국민 분열-과 친일적 언행으로 극우의 아이콘이 되기로 작정한 듯하다. 물론,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입장에서 여전히 건재한 친박의 위세 앞에 '지우고 싶은 과거'를 지우려는 격한 노력은 이해는 간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의 지위와 위상을 완전히 상실했다. 아무리 좌파독재라는 험악한 딱지를 붙여도, 여론은 그렇지 않다. 황교안의 무경험에 나경원의 무능력까지 자유한국당은 전무후무한 대표들을 만나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당이라면, 황교안 당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경질해야 한다. 최악의 원내운영과 무능한 협상전략으로 당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경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무능해서 책임을 묻기 어렵다면, 생각 있는 의원들이라도 나서야 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보수의 몰락..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권오헌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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