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어제 오후, 지난 2013년 10월 24일 박근혜 정부 고용노동부가 팩스 한 장으로 “노조 아님”을 통보한 행정조치는 위법이라며 해당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이로써 전교조는 무려 2,506일 만에 법적 지위를 회복하게 되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문신처럼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는데..., 만시지탄이다.

‘사법 정의 회복’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에도 낯부끄러운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이었다. 1999년 7월 1일 합법화 이후 14년을 노동조합으로 당당히 활동해 온 전교조를, 6만 조합원의0.015%에 불과한 아홉 명의 해직교사를 내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 밖으로 몰아낸 ‘국가폭력’을 바로잡는 데 7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행정조치를 결자해지로 풀지 못하고 사법부의 치마폭에 숨어 여론의 눈치만 살핀 ‘철학의 부재’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첫째,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육노동자들에게 7년간 족쇄를 채워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를 입힌 데 대하여 무릎 꿇고 사죄하라. 또한, 대법원이 행정조치의 위법성을 인정한 만큼, 파기환송심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노조 아님’ 통보조치를 직권취소하라.

둘째,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전광석화로 단행했던 ‘법외노조 후속 조치’를 그에 못지않은 속도로 즉각 철회하라. 부당하게 해직된 선생님들을 하루속히 복직시키고, 빼앗은 사무실을 되돌려주는 한편, 그동안 전교조가 입은 피해를 최대한으로 보상해야 마땅하다.

셋째, 대전·세종·충남·충북 충청권 교육감들은 법외노조 후속 조치를 빠르게 철회하는 한편, 중단된 단체교섭을 재개하거나 새로 단체교섭에 나서 전국적으로 모범사례를 창출해 주기를 바란다. 단체협약은 학생, 학부모, 교사의 행복을 책임진다.

                                                 2020년 9월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세종·충남·충북지부

변경희 기자  hi8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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