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비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 프레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임해 기각을 받아냈으면 사법리스크가 해소됐을 텐데 체포동의안 부결을 통해 실질심사를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떳떳하게 판사 앞에서 '입증도 안 됐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판사를 납득시켜 영장 기각을 받아오면 사법리스크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난번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왔을 때 저도 그랬고 많은 분들이 구속 영장의 범죄 사실의 완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428억원' 부분도 없고, 입증 부분도 간접 증거에 집중이 된 것이 많고 상당 부분이 유동규 등 대립하는 쪽에 있는 분들이 '내가 들은 얘기는 이거다'라고 하는 전문증거"라며 "이건 원래 진술했다고 하는 김만배 같은 분들이 '난 그런 얘기 안 했다'고 하면 증거로 인정되기 힘들다. 그렇다면 증거도 촘촘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과 없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쪽에서 굉장히 다를 것"이라며 "현 체제가 계속 가면 어떻게든 방탄이라면서 민주당을 공격해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반면 이 대표가 없는 체제의 민주당은 그런 리스크가 사라지는 상태기 때문에 아마 공격하기가 훨씬 더 힘들 것이고 지지율 방어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중진 의원도 "하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인해 민주당과 이 대표는 난감해졌다"며 "불체포특권 폐기 공약을 안 지키고 '방탄' 정당으로 갔다가 국민적 비난을 받는 터에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고 영장심사에서 기각을 받아오지 않았냐.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 의원의 경우와 이 대표가 다르다고 하면 그것은 견강부회이고 억지 주장"이라며 "왜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받는 것 자체를 거부하냐"고 반문했다.

또 "이 대표에 대한 다음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하 의원 건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영장심사 받는데 우린 불체포특권을 방탄 삼아 영장심사 받는 걸 봉쇄시키고 있다. 그건 변명의 여지 없이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이미 이 대표에게 영장심사를 받으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있지 않나. 기존에 주장하지 않던 사람이 주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영장 청구서를 보니 형편없던데 이 대표를 위해서라도 당당히 영장심사를 받는 것이 어떠냐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케이스처럼 자발적으로 심사를 받는 게 어떻겠느냐"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부결될 경우 방탄 이야기를 듣고 가결될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이 대표 스스로 자진해서 나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는 '덜컥 돼버리면 어떡하냐'는 두려움이 있겠지만 두려움을 나름대로 감수하지 않는 정치적 지도자의 행위가 어디있냐"며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거저 먹으려고 하냐'고 하더라. 정치를 오래 본 사람의 입장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 대표가 방탄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보다 던지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정필 기자  yjp95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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