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일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대화 참여를 거부한 한국노총에 대해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불법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의 기조는 불법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이라서 (강경)대응하고, 한국노총이라서 대응하지 않고 그런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29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폭력진압이 벌어졌다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경사노위 간담회 참석도 취소했다.

'과잉진압'에 대한 노정(勞政)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속노련이 도로를 가로막고 7m 높이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경찰관에게 쇠 파이프 등을 휘둘러 다치게하는 등 불법시위를 벌인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정부의 입장이다.

급기야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까지 경사노위 탈퇴를 검토하면서 정부·여당과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경사노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지만,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교체 등 노동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노총의 복귀 방안을 검토하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며 "김 위원장의 교체 생각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31일 노동개혁특위 확대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도 "양대노총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강경한 기조를 보이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최우선 목표가 '노조 불법 근절'에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첫 노사정 대화가 무산된 원인이 노조의 불법 시위에 있는 이상, 불법과 타협하지 않는 '법치 확립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경사노위를 탈퇴하면 노사정 대화 채널에서 노동계가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노사정 자체, 경사노위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노사관계를 정확하게 확립하고, 불법적 관행을 없애고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양대노총에 대한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노정(勞政)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노총이 경사노위를 탈퇴하면 최저임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노동정책 논의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사노위는 두 개의 자문단을 구성하고 노동시장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논의하고 있다. 노총도 당당하게 참여해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한국노총의 복귀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무조건 잘못한 것처럼 숙이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희 기자  news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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