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베트남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며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치기 위해 19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최종 개최지 발표 전 사실상 마지막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뛰어들고, 각국 정상들과 만나 물밑 설득전에 나서기 위해서다.

함께 순방길에 오른 김건희 여사는 가방에 ‘Busan is Ready’라는 문구가 적힌 키링을 달며 힘 보태기에 나섰다.

작년 윤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상 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는 물 건너간 듯한 분위기였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기세가 워낙 등등했고, 역사, 문화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이탈리아의 로마도 만만찮은 상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 별도의 엑스포 유치를 위한 조직(미래전략기획관실)까지 만들며 “사활을 걸어라”라고 지시한 윤 대통령의 방침이 내려오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민관합동 유치위원회의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직접 나섰고, 실사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 대통령은 직접 이들과 두 번이나 만나 홍보전에 나섰다.

국회마저도 잠시 정쟁을 멈추고 엑스포 성공 유치·개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남은 프레젠테이션과 정상외교 등에 따라 ‘해볼 만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20~21일 프랑스 파리서 열리는 BIE 정기총회는 개최 전쟁에 뛰어든 국가 입장에선 11월 최종 개최지 발표 전 갖게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11월 최종 발표 때도 발표 기회는 있지만, 이번 프레젠테이션이 사실상 많은 국가들이 어느 나라를 지지할지를 가를 수 있는 마지막 이벤트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총집결하고,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K-컬처’를 대표하는 가수 싸이와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성악가 조수미 등도 프레젠테이션에 함께 한다.

윤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 찢어지게 가난한 후진 국가에서 10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스토리를 설명하고, 부산이 엑스포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오던 무함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한판 승부도 예상된다.

빈살만 왕세자 역시 이번 총회에 직접 참석, 리야드 홍보전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내년 총선 6개월 전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는 상당히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개최 자체는 자신의 임기 후이긴 하지만, 유발 경제효과만 6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적 이벤트에 한 국가의 정상이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파리 방문 계기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고 엑스포 유치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우디를 지지하는 것으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만, 비밀 투표이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원자력발전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은 물론,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현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일 공군1호기 편으로 프랑스 파리로 출국, 순방일정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21일에는 하노이로 이동해 22일부터 24일까지는 국빈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다.

프랑스와 베트남 2개 국가 순방을 떠나는만큼 이날 공항에는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 줄리앙 카츠 주한 프랑스 대사 대리가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이 밖에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배웅했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엑스포 유치전과 한-프랑스 정상회담 외에도 한-프랑스 미래 혁신 세대와의 대화, 유럽지역 투자 신고식,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 등 경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현지 진출 기업인과의 오찬 간담회, 비즈니스 포럼, 디지털 미래세대와의 대화, 삼성전자 R&D센터와 ODA 사업으로 설립된 VKIST 인사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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