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방혁신위원회 제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주일 휴가'를 마치고 하반기 국정운영에 복귀했다.

우선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 마무리와 태풍 대응 등 당면 현안에 집중하면서 광복절,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외교안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2일부터 8일까지 6박7일의 휴가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휴가는 8월1일부터 5일까지 '국정운영 구상' 명목으로 서울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아예 일주일 휴가를 공개 천명하고 지역으로 내려갔다.

취임 이후 사실상 첫 '휴가다운 휴가'였다.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1박2일, 거제 저도에서 3박4일, 서울 관저로 올라와서 2박3일 등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휴가 중에도 업무는 계속됐다.

휴가 첫날인 2일 저녁 전북 새만금에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했고 마지막 날인 이날에는 태풍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국방혁신위원회 회의를 이끌었다.

휴가 중간에도 흉기 난동 사건과 잼버리 혼란 대응 탓에 연일 상황을 보고받고 관계부처에 지시를 내렸다.

휴가 중에도 필요한 업무는 챙긴다는 취지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휴가' 원칙은 지켰다.

'대통령도 휴가를 간다'는 사실을 상기함으로써 내수진작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업무를 온전히 놓을 수는 없었지만 휴가 기간 모처럼 휴식을 취하면서 정국 구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최측근 인사들은 저도를 방문해 윤 대통령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물론 업무에 복귀한 후 당장 파격적 변화가 나오기는 어렵다.

12일까지 이어지는 잼버리 행사 마무리와 10일 우리나라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카눈 대응 등 당면 과제가 급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단 잼버리와 태풍을 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후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등 윤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경제 분야 국정과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곧 발표될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에서도 경제인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른바 '순살 아파트'(무량판 구조 아파트 안전성 논란)로 불거진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문제 등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민생 사안 대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 관리 역시 민생경제 대응이 핵심이다.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취임 후 15개월 간의 성과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할 예정이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33번이나 자유를 언급하면서 자유의 가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으로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국내외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는 특유의 국정운영 철학을 분명히 각인했다.

윤석열식 새로운 안보 질서 구축의 상징이 될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자유와 연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등을 역설해왔고 국내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올해 3월 전격 방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이어 4월 미국 국빈방문, 5월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거쳤고 마침내 이달 18일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사상 첫 '별도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례화된다면 한반도 안보는 물론 아시아 태평양을 비롯한 글로벌 안보에서도 큰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상대적으로 급박한 현안이 적지 않아 시기는 미뤄질 수 있지만 추가 개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6~7월 장·차관 인사에서 제외됐지만 교체 필요성 등이 꾸준히 제기돼온 산업통상자원부 등 일부 부처가 대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지지율 20%대 국면에서 휴가를 보냈던 윤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소위 '5세 입학 논란'이 확산하면서 곤욕을 치렀고 결국 복귀하자마자 박순애 당시 교육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했다.

새로운 국민 소통 방식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작년 휴가를 마치고 100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앞에 나섰고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법과 원칙, 그리고 미래세대에 초점을 맞춘 개혁방안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취임 1주년을 즈음한 지난 5월 이후부터 기자회견을 포함한 다양한 형식의 소통을 고민해온 만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새롭게 전달될 방안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이동희 기자  news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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