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의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실적과 관련해 차세대 AI(인공지능)용 반도체 개발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67조 원과 영업이익 2조 4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앞서 1분기와 2분기는 반도체 업황 둔화의 영향으로 반도체(DS) 사업부가 4조 원 중반대의 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영업이익도 6천억 원대에 그쳤다. 3분기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조 단위'로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에서 사업부별 성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은 반도체 사업부가 2조 원에서 3조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분기보다 최소 1조 원의 적자를 회복한 셈이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년 만에 'V자' 반등한 데 이어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 공개에서 적자를 축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날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의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상반기 갤럭시 S23 시리즈에 이어 지난 7월 공개한 갤럭시 Z 시리즈도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한 축으로 평가받는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5900만 대로 추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를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적자 실적을 크게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시선은 향후 반도체 실적으로 모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인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사업부에서만 분기당 10조 원 안팎의 이익을 기록했다.

현재는 D램의 경우 4분기 흑자 전환에 무게가 실리지만, 낸드플래시의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반도체 사업부 전체 실적의 흑자는 내년 상반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심은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AI용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HBM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삼성전자가 40%로 추격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격차를 좁혀 두 회사가 각각 46~49%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BM3를 양산 중인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를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6세대 제품인 HBM4는 2025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D램 매출 비중에서 HBM이 현재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이지만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반도체 업계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내년 선보일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실화하면 반도체 사업부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며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김원택 기자  Kwt50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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