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가 미성년자와 음란 문자와 사진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앤서니 와이너 전 하원의원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FBI는 해당 수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의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해 미 대선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31일(현지시간) FBI가 와이너 전 의원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65만 건 이메일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보도했다.

FBI는 와이너 전 의원의 컴퓨터에서 와이너의 전 부인이자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누군가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발견, 클린턴의 이메일 수사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FBI가 발견한 이메일에 클린턴과 애버딘이 주고받은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FBI가 발견한 이메일에는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계정과 주고받은 이메일 수천 건이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애버딘은 최근 지인들에게 "그녀의 이메일이 어떻게 전 남편인 와이너의 컴퓨터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FBI는 현재까지 와이너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이메일들이 클린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미 대선을 8일 남겨둔 상황에서 FBI의 수사행보는 상당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클린턴 측은 "FBI가 의혹과 관련된 완전한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이같은 수사 내용을 발표한 시점도 논란이다. 코미 국장은 지난 28일 와이너의 섹스팅 수사 중에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계된 이메일의 존재를 확인, 재수사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FBI가 와이너의 컴퓨터를 발견한 시점은 이달 초반이다. 그런데 해당 내용을 지난 주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데일리뉴스도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이미 혼돈에 빠진 대선 국면에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역할이 상당한 논란을 가져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최병국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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