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메일 스캔들에 이어 국무장관 시절 기밀문서 관리 소홀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데빈 누네스 하원의원(공화당)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해외 방문때 국가 기밀문서를 허술하게 보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편지를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보냈다.

누네스 의원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중국과 러시아 방문 때 자신의 호텔 방에 국가 기밀문서를 두고 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누네스 의원은 코미 국장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 때 그녀의 호텔방에 기밀 문서를 두고 왔다는 걸로 안다. 미 해군 보안 담당자들이 해당 사안을 보고했다"고 썼다.

이어 클린턴이 해외 방문 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기밀 문서가 몇 개인지 각 문서들의 기밀 수준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물었다. 또 클린턴이 해외 여행 때 민감한 문서들을 두고 오는 습관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누네스 의원의 이같은 문제 제기는 코미 국장이 클린턴의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힌 뒤에 나온 것으로 향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미 국장은 지난 26일 미성년자와 음란 문자와 사진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앤서니 와이너 전 하원의원(민주당)의 수사 중에 그의 전 부인이자 클린턴의 최측근 후마 애버딘이 클린턴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을 발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에 수사에 영향을 주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을 밝혔다.

클린턴 측은 누네스 의원의 의혹 제기에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국무부는 해당 의혹들을 부인했다.

누네스 의원은 FBI가 해당 이메일들의 정확한 날짜와 개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누네스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2010년 5월 중국 방문 때 문서들이 놓여진 건 클린턴의 호텔 방이 아닌 그녀의 직원 방이었다. 직원들은 보안이 통제되는 구역 안에 있었고 호텔 방 밖에서는 보안 요원들에 의해 직접적인 통제를 받았다"고 알렸다. 이어 "누구도 비난 받을 짓을 한 증거는 없다. 해당 문서들에 대한 관리는 사전에 타협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보면서 촉발된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했던 코미 국장은 클린턴과 그녀의 직원들이 기밀문서 관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7월 FBI는 클린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양재신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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