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논산=뉴스헤드라인신문]권오헌 기자 =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와초(臥草·풀잎처럼 눕다) 박범신(71)이 마흔세 번째 장편 소설 '유리(流離)'를 펴냈다. 이번 작품은 44년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絶唱)으로 꼽힌다. 팬클럽 '와사등(와초를 사랑하는 등대·회장 홍미애)'이 마련한 논산 출판기념회에서 작가를 만났다.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한국 사회 본질적인 문제와 동시대인의 삶을 관통해온 그는 '절대 눕지 않는' 현역작가다.

박범신 작가는 인사말을 통해 소설 ‘유리’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체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이 소설에서 그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뭔가 착한 권력은 없을까?

출판회에 사회를 맡은 장동순 교수 / 권오헌 기자

우리가 어떤 체제를 만들어 내서 우리들에게 그것을 주입시키고 우리를 굴복시키려는 권력이 아니라 스스로 하나의 아름다운 공잔 줄을 이루다 보면 저절로 눈에 보이지 않게 그림자 같은 권력, 그것은 혹시 없을까?

그런 권력의 어떤 체제 실험을 이 소설에서 세 번쯤 하고 있지만 슬프게도 제 소설 속에서 한번도 그런 공동체가 끝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소설이 끝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그렸던 지난 동아시아 100년의 역사는 분명히 말하지만 짐승의 역사였다고 봅니다.  일제가 주도하는 짐승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엄청나게 고통받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가끔 생각해 보지요. 짐승의 역사는 끝났는가?

황명선 논산시장이 인사말를 하고 있다. / 권오헌 기자

이 소설은 짐승의 역사. 사람과 사람사이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짐승들이 소설에 나와서 말을 해요. (소설)‘유리’의 주인공 유리가 친구들의 전부 다 짐승이 됩니다. 짐승하고 더 가깝죠. 사람이 짐승같이 살아버리니까 짐승이 사람답게 말을 하는 시대의 100년을 우리 후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저는 지금도 과연 짐승의 시대는 끝났는가?

자기 기득권을 위한 정파 싸움에 온 국민이 너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벗어 날 길이 없습니다.” 라고 강조했다.

박범신 작가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출판회에 참석한 분들에게 큰절를 올리고 있다. / 권오헌 기자

그러면서 박범신 작가는 “집단이데올로기와 자본이데올로기 체제 안에 언제까지 우리의 삶을 맡겨 놓을 순 없다” 고 생각하고 이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오랜 귓병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해 안 되는 말을 들어야 할 때나, 글을 써야 하는데 쓸거리가 익지 않으면 귀가 가렵다.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이럴 때 면봉이나 손가락으로 후비면 단박에 진물이 흐른다. 진물이 흐르고, 딱지가 앉고, 또 진물이 흐르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고질병이다.

풍운의 근대 백년, 동아시아를 숨 가쁘게 내닫는 맨발의 주인공을 통해 내가 자주 맞닥뜨렸던 꿈의 실체를 좇았다. 내안에 은닉돼 있는 아나키즘의 발현이라고나 할까."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소설 ‘유리’ 출판기념회는 여느 기념회와는 달리 박범신 작가의 고향 논산의 후배들이 박 작가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었다.

‘유리’ 논산출판기념회는 이재성 백제병원장, 이은세 나우리건설 대표, 안행순 뉴현대건설대표, 오근수 동양강철 상무, 이정근 우주전기 대표, 장동순 건양대 교수가 모여 추렴해 마련했다.

논산시낭송인회 정은숙‧이선경 낭송가가 각각 시 낭송과 소설 ‘유리’ 중요부분을 낭독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황명선 논산시장은 “박범신 작가를 고향 논산에서 모실수 있어 오늘 같은 자리도 만들어졌다.”며, “불편한 점도 많았을 텐데 꾸준하게 논산을 알리는 소설을 많이 집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박 작가의 쓴 산문 ‘무엇이 죽어 새가 되는가?’ 한 구절을 낭독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정연주 총장은 “예전 KBS사장 시절을 떠올리며, 여기 계신 박범신 작가께서 KBS이사 시절 저를 뽑아 주셨다” 며 “박 작가께서 쓰신 주옥같은 글을 지금도 되새겨 읽곤 한다.” 고 밝혔다.

'와초'라는 호(號)는 '만다라'를 쓴 김성동이 처음 그렇게 불렀다. 술집에서 편하게 부르던 별명이 굳어진 것이다.

정연주 건양대 총장 / 권오헌 기자

그는 평일엔 충남 논산 집필실에서, 주말에는 가족이 있는 서울에서 보낸다. '가난한 밥상', 쓸쓸한 배회가 논산에서의 삶이다.

와초는 "어제, 오늘, 내일도 이야기하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며 고통의 심지에 지속적으로 파고들겠다고 했다. 그의 소설 20편이 영화가 되고, 20편이 드라마가 된 것은 문장의 힘이자 불멸의 가치다.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으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 ‘유리’의 논산 출판기념회가 29일 오후6시 30분 내동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열렸다. / 권오헌 기자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장동순 건양대교수의 진행으로 황명선 논산시장, 김형도 시의회의장, 논산시의원, 조영범 논산지원장, 김남순 지청장, 정연주 건양대총장, 문일규 논산계룡교육장, 류제협 논산문화원장, 권용근 농협논산시지부장, 각급기관단체장, 팬클럽 와사등 회원 등 15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권오헌 기자  nsb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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