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선거시스템 조작 의혹을 제기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일침을 날렸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 복수매체는 18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마테오 린치 이탈리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를 향해 "우는 소리는 그만두고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내 인생에서 그리고 현대 정치 역사상 어떤 대선후보가 선거와 선거과정을 불신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심지어 투표가 이뤄지기 전인데다가 어떤 사실에도 근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는 선거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이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대한 것 중 하나가 강하고, 또 가끔은 고통스러운 정치적 경쟁이다. 역사적으로 정당과 관계없이 선거에서 진 사람들은 승리자를 축하해왔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재확인시켰고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선거시스템 불신 주장을 전면 반박한 셈이다. 최근 '음담패설' 논란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트럼프는 15일 메인 주 방고르 유세현장에서 미국의 선거시스템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 언론 등 세계적 엘리트들이 자신에게 불리하도록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주장에 공화당이 놀랐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를 비롯한 공화당의 대표 정치인들이 수습에 나섰다. 펜스는 16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미국인들의 선택을 존중하겠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전통 중 하나는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이다. 다음달 8일 정권 이양이 엄격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화당의 1인자로 불리는 라이언 하원의장도 트럼프의 주장을 부정했다. 라이언 하원의장의 대변인 애쉬리 스트롬은 15일 성명을 통해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적으로 미국의 선거시스템과 정당한 선거를 믿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선거 결과에 대한 존중에 의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균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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