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선업의 수주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까지 11조원 규모, 250척 이상의 선박 발주를 추진하는 한편, 조선사별로 건조능력을 축소하고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을 이행키로 했다.

정부는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조선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유 경제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세계 조선시장이 2018년부터는 극심한 침체에서 조금씩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2020년에도 발주량이 과거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러한 시장 여건을 감안해 기존 조선산업을 경쟁력과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선박서비스 분야로 외연을 확대해 선박산업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2020년까지 11조원 규모, 250척 이상의 선박 발주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2018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입해 군함, 경비정, 관공선 등 공공선박 63척 이상을 조기 발주하는 한편, 2020년까지 선주를 대상으로 3조7000억원을 지원해 75척, 연안 화물선·여객선 등 중소형 선박 건조에 대한 금융 우대를 통해 115척 신조(新造) 발주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상외교 등 고위급 외교채널을 적극 활용해 123억달러(14조835억원) 규모의 해외 군함 프로젝트 등 해외 수주도 지원할 방침이다.

조선 빅3를 중심으로 한 조선사별 구조조정에도 강도를 높인다.

우선 수요전망 등을 고려해 각 조선사별로 부유식 도크 등 유휴설비 매각·가동중단, 인력조정, 외주화를 추진해 2018년까지 현대중공업 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도크수를 23% 축소(31개→24개)하고, 직영 인력 규모 또한 32% 축소(6만2000명→4만2000명)할 계획이다.

특히 부실규모가 크고, 발주 전망이 불확실한 해양플랜트 규모를 축소하고, 수익성 평가를 대폭 강화해 과잉·저가 수주를 방지키로 했다.

또한 유동성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사별로 비핵심사업과 비생산 자산의 매각 또는 분사, 자회사 매각,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유휴 도크 가동 중단, 비조선해양 사업부문(태양광, 풍력 등)의 분사와 IPO(기업공개) 등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은 호텔, 선주 숙소 등 비생산자산을 매각하고,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14개 자회사와 조선소 사업장 외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조선사들은 각 사별 자구계획과 컨틴전시 플랜을 조기에 완료하고, 정부와 채권단은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이행 효율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향후 조선사별 체질개선, 경영정상화 정도·시장여건 등을 종합 고려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민영화,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키로 했으며, 채권단 관리하에 있는 대우조선은 상선 등 경쟁력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인찾기'를 통해 능력 있는 대주주 등의 책임경영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업의 사업재편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기업 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통한 절차 간소화 등 제도적 뒷받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능선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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