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31일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을 돌파하기 위해 거국 중립내각 카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새누리당이 하자고 하고, 야권인사를 마음대로 징발하는 이런 면피용, 국면 가리기용 거국내각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거국 중립내각이란 비상시 여당과 야당이 추천한 인물들로 내각을 구성하고 여야 협의로 선출된 책임총리가 내치를 주도하는 체제다.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은 국권을 사교에 봉헌하도록 방조하고 울타리를 쳐준 공범집단"이라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집단이 거국내각을 입에 올린다. 새누리당은 거국내각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이어 "거국내각 이전에 국권을 유린시키고 헌정질서를 교란시킨 데 대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헌법상 아무 근거가 없는 거국내각은 정치적 혼란으로 더 이상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이끌어갈 자격·상황이 되지 못할 때 정치적 지도자간의 합의로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무 진상규명 없이 국권 파괴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고 결재권을 가진, 아무 법적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 거국내각을 출범하면 장식용 내각, 국면탈출용 껍데기 내각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거국 중립내각의 선결조건은 '최순실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의 눈물 어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리고 제일 먼저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의 당적 이탈 없는 거국내각은 국민이 이해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등을 추천한 것에 대해 박 위원장은 "(여당 지도부가)일부 야당 인사들을 거론하는 것은 마치 그분들을 새누리당으로 입당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탄핵, 하야, 거국내각 등 현 시국 관련해 무수한 말이 회자된다"며 "대통령께서 모든 것을 책임 지려는 자세가 있을 때 국민의당은 대통령께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학 기자  newsh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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